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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편린

엔딩 이후 시점

  쿠레나이 와타루가 기거하는 양관은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맴도는 곳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층고가 높게 느껴지고 두터운 기둥이 자리한 이곳에 있으면 계절감을 잊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익숙한 실내로 들어서며 나고는 습관대로 주변을 살핀다. 만들다 만 바이올린의 흔적, 벽에 걸린 블러디 로즈, 익숙한 나무의 향. 바뀐 것은 없다.

​   ……꼭 그런 것도 아닌가.​

  겉옷을 벗어 걸며 소파에 앉으려던 나고는 앞선 말을 정정한다. 시선이 테이블 위로 가 꽂힌 탓이다. 종종 구독을 거절하지 못해 받던 신문과는 또다른 색채의 종이가 놓여 있었다. 제법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 모습은 색색의 불꽃이 수놓아진 그림이었다. 걸음을 옮겨 자세히 들여다보니 근처 상점가에서 있을 여름 축제를 알리는 글자 또한 읽을 수 있었다. 내용은 단순했다. 축제의 일정이 적힌 끝에는 불꽃놀이의 예정이 있었다. 벌써 그런 시기인가. 어딘가 흔하고 익숙한 여름의 풍경이었으나 이 집안에 있기에는 생경한 느낌이었다. 어디선가 받아온 걸까. 전단을 나누어주는 사람의 손을 거절하지 못한 채로 받아드는 와타루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상상이 갔다. 그게 아니라면 시즈카나 메구미, 혹은 키도 씨에게서. 둘 다 아니라면 우편함에 꽂혀 있던 것에 흥미가 갔을 수도 있고. 저도 모르게 생각이 길어지는 동안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나고 씨, 뭘 보고 계신가요?”

  “와타루 군.”​

  자연스럽게 제 곁에 와 서는 모습에 시선이 함께 옮겨간다. 와타루의 눈은 방금 전까지 자신이 들여다보던 전단에 닿아 있었다. 아, 이걸 보고 계셨군요. 방금 나갔을 때 받아 왔던 건데, 버리기가 좀 그래서요. 조금은 변명처럼 말을 이어가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옅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눈치를 보며 전단과 자신을 번갈아 보는 모습은 말하지 않아도 그 속내를 짐작할 수 있었다. 묘한 기대감을 품고 있는 표정의 그는 그 나잇대보다도 어려보이는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이때, 시간 되시나요?”​

  짐작은 틀리지 않는다. 같이 가고 싶다는 말보다도 자신의 예정을 먼저 물어보는 점이 그의 상냥한 부분이겠지. 고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자 와타루는 기쁘다는 듯이 웃었다. 그런 표정을 보고 있자면 자신의 입가도 부드럽게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런 데이트 신청은 서로 오랜만인가. 나고로서도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근처의 상점가이니 크게 준비물은 필요하지 않겠지. 적당히 편한 복장으로 오후쯤 만나 돌아다니며 꾸며진 거리를 구경하고 밤이 되면 하늘에 펼쳐질 불꽃을 구경하는 정도니. 그런 생각으로 와타루를 바라보자 여전히 들뜬 얼굴이었다. 이 정도 일로 이렇게까지 설렐 수 있다니. 새삼스럽게 연인이라는 자각이 들었다. 그런 순간에 와타루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나고 씨, 그러면 유카타를 입을까요?”

  “유카타?”

  “네, 그러니까…… 저, 여름 축제니까요.”​

  아, 그런가. 따지자면 와타루에게 있어서는 첫 여름 축제가 될 터였다. 그렇다면 이 정도의 기대감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조금은 당황스러운 제안이었지만 납득하지 못할 제안도 아니지 않은가. 나고는 이런 부분에서 연인의 의향을 맞춰주기로 한다. 유카타도 물론, 새 것을 사거나 빌릴 필요도 없이 자신의 옷장 한 구석에 잠들어 있을 테니. 나쁘지 않겠다는 말을 남겼을 뿐이지만 와타루는 자신을 끌어안으며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사실, 미리 찾아봤어요. 자신의 품에서 와타루의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고 씨와 꼭 같이 가고 싶어서……. 품에 안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고서 나고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이후로는 변함없는 일상이었다. 끌이 나무를 깎아내는 소리를 들으며 나고는 익숙하게 와타루의 방에서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목욕을 준비했다. 작업에 몰두하다 식사를 잊어버리는 건 와타루의 오랜 버릇이었으므로 그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느정도 작업이 진행된 이후에는 깎아낸 나무 파편들을 치우고 함께 욕실로 들어갔다. 넓은 욕조의 안에서 손장난을 치는 일도 즐거웠다. 시간이 이쯤 된다면 자고가는 편이 낫겠다는 계산이 선다. 불꽃놀이를 보려면 조금 일찍 가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축제 음식이라는 것도 기대가 돼요. 나고 씨는 어떤가요? 그런 식으로, 와타루는 잠들기 전까지 기대에 찬 말을 소근거렸다. 나고는 그를 품에 안아 등을 두드리며 그저 긍정의 말을 속삭여 줄 뿐이었다.

 

​​

* * *

​​

 

  그 이튿날부터는 날씨가 흐렸다. 방 한구석의 라디오에서 저기압이 남쪽 해상을 타고 북상 중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굳이 라디오의 소식을 듣지 않아도 우르릉거리는 밖이 어두웠다. 제법 두꺼운 유리를 사용하고 있는 창을 굳게 닫아놓았음에도 이런 소리가 들리는 거라면 역시, 한바탕 쏟아지겠군, 그런 말을 굳이 꺼내지 않아도 두 사람 사이에는 놓였다. 그래도 금방 지나갈 소나기일 것이라고 나고는 와타루를 위로했지만 그의 귀에는 닿지 않는 모양이었다.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꺼내놓은 유카타를 살피는 모습이 꼭 주눅 든 강아지 같았다. 작업도 영 손에 잡히지 않는 모양인지 테이블 위로 판이 올라오는 일은 없었다. 나고는 소파에 푹 기대 앉은 와타루의 곁에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와타루 군, 나는 집에 다녀오겠어.”

  “……나고 씨.”​

  “조금 기다리도록 하세요. 금방 돌아올 테니까.”​

  몸을 일으키는 자신을 따라 와타루의 시선이 올라온다. 눈썹을 팔자로 늘어트린 채의 표정에 조금 가슴이 아프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와타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에게도 제몫의 유카타가 필요했으니까.​​

  자신의 집을 향해 걷는 동안 한두 방울씩 떨어지던 빗줄기는 점차 거세졌다. 미리 챙겨 온 우산을 펼치며 나고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가능하다면 더 젖기 전에 일을 해치우고 싶었다. 애초에 오래 걸릴 일도 아니었다. 집에 도착하면 다른 것을 살필 필요도 없이 찾을 물건이 있을 곳으로 들어간다. 위치는 알고 있었으므로 깊숙한 곳에 보관되어 있는 유카타는 쉬이 찾을 수 있었다. 그 사이 잠깐 둘러보면 역시 살풍경한 방이다. 와타루의 집도 그리 다르지는 않았지만 최근 그의 집은 제법 사람이 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런 상태로 남아있는 것은 자신의 집뿐이리라. 이런 것을 생각해보아도 쓸모는 없나……. 유카타를 한 번 털어내고 곱게 개어 가방에 넣은 후에는 뒤돌아보지 않고 밖을 향했다.​

  이제는 비를 헤치고 걷는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세기였다. 돌아가는 길에는 상점가를 한 번 들르기로 한다. 거리에 내놓았을 물건들은 전부 실내로 들어가고, 굳이 이런 날씨에 들르는 사람은 적어 쓸쓸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나고는 굳이 그 골목을 선택해 걷는다. 몇 군데를 둘러보다 나온 뒤에도 날씨는 여전히 심상치 않았다. 바지의 밑단은 이미 흠뻑 젖은 채였다. 거센 바람으로 우산이 뒤집힐 듯 흔들리는 것을 손목의 힘으로 붙잡은 채 와타루의 집으로 향하는 것은 거의 고난에 가까웠다. 낮게 가라앉은 하늘은 쉽게 개일 것 같지 않았다.​

  양관에 도착하면 와타루는 수건을 든 채로 바로 달려나왔다. 젖은 우산을 걸어두고 그를 받아들기도 전에 머리 위로 수건이 얹혔다. 고생하셨어요. 문 바깥으로 들리는 빗소리에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연인을 바라보다 나고는 수건으로 머리와 어깨의 물기를 털어낸다. 챙겨온 짐은 손이 빈 와타루가 진작에 받아든 채였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따뜻한 거라도 좀 드릴까요? 아니지, 일단 들어오세요. 갈아입을 옷을 드릴 테니까…….”

  안절부절못하는 와타루를 진정시키며 나고는 젖은 양말을 마저 벗었다. 복도를 지나며 겉옷을 벗고 셔츠의 단추를 끌러내리면 잽싸게 부엌으로 들어간 와타루가 욕조에 물을 받아놓았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그 친절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한다. 받아놓은 물은 딱 적당할 정도의 온도여서, 잠시 몸을 담그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기가 가셨다. 바깥에서는 여전히 거센 빗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창을 넘어오는 소리가 오히려 더 커진 것도 같았다. 나른한 몸을 풀어주는 동안 문 너머에서는 와타루가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옷은 앞에 두고 갈게요!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나서면 자연히 알게 될 텐데. 옅게 새어나오는 웃음을 굳이 참지는 않았다.

  씻은 몸에 와타루의 옷을 걸친 나고에게 와타루는 따뜻한 허브티를 내왔다. 그를 테이블에 내려두고 나고는 그를 소파로 이끈다. 두 사람이 앉아도 공간이 남는 자리였지만 두 사람은 빈틈을 만들지 않았다. 아직 켜져 있는 라디오에서는 강수량이 얼마고 인근 하천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주는 아나운서의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일부 지역에는 대피 권고가 내려졌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 쏟아질 모양이네요…….”

  이 정도로 비가 온다면 밤 사이 비가 그친다고 해도 축제에 필요한 기재 설치나 다른 준비에도 지장이 가겠지. 비가 그칠 기색도 보이지 않고. 코코아가 든 잔을 들고 홀짝이던 와타루의 목소리에는 낙담이 서려 있었다. 창밖도 바라보지 않은 채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문 와타루의 옆얼굴을 보고 있자면 나고 또한 자신의 마음 속에 어떠한 실망이 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제법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작업 중인 물품이 없는 테이블 위에는 두 벌의 유카타가 단정하게 놓여 있는 게 신경이 쓰였다. 위로에는 영 재능이 없었으므로 나고는 와타루의 등을 한 번 쓸어주는 쪽을 택했다.​

  밤이 깊어질수록 와타루의 걱정에는 근거만이 더해지고 있었다. 평소라면 하루를 되돌아보는 이야기라거나 서로에 대한 애정, 내일에 대한 기대를 표현할 때였지만 그럴 기분이 되지 않은 모양으로 침실에는 빗소리만이 들려왔다. 자신 대신 이불을 끌어안은 와타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고는 어떻게 해서든 그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감정이 묘하게 어색했다.

  “잘 자요, 나고 씨.”

  “와타루 군도.”

  때문에 그 뒷모습을 가만 끌어안을 뿐이다. 와타루는 조용히 자신의 품에 몸을 맡겼다.

 

 

 

* * *

 

 

 

  눈을 뜬 나고는 자신의 품에서 와타루가 아직 잠들어있는 것을 깨닫는다. 그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팔을 빼내면 작은 비음이 들렸다. 어제 제법 오랜 시간까지 잠들지 못했음을 알기 때문에 더 자게 내버려두고 싶었다. 그 사이에도 그치지 않은 비는 계속해서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일정이 틀어졌다는 사실은 이미 받아들인 상태였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불을 젖히고 나고는 거실로 나선다. 라디오를 켜자 때마침 축제의 취소 소식이 들려왔다. 인근 하천의 수위는 다소 낮아졌으나 안전을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어느 방면 도로 진입이 통제되고 있다는 소식에서 다시 스위치를 눌러 끄며 나고는 여전히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는 유카타를 바라본다.​

  물론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지 못한 바도 아니었다.​

  망설이지 않고 나고는 유카타를 들고 와 옷을 벗는다. 입는 것은 오랜만이었지만 방법을 잊어버리진 않아 다행이었다. 와식 복장에 익숙해져 있던 기간이 있던 게 다행이라고나 할까. 과거의 일을 잠시 생각하다 나고는 오비의 매듭을 마저 묶었다. 옷매무새를 다듬으면 자신에게 맞춘 옷은 딱 맞아 떨어졌다. 전날 서랍에 넣어두었던 물건을 꺼내 와 소파에 올려두면 준비는 끝이었다.​

  그리고는 침실로 향해 아직 잠에 빠져 있는 와타루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었다. 눈을 뜰 기미가 없어 보이던 와타루는 몽롱하게 시선을 보내 오다, 나고의 옷차림을 알아채고 급하게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나, 나고 씨……? 유카타를……, 그렇지만…….”

  자신과 창밖을 번갈아 바라보던 와타루가 순수하게 의문을 표했다. ……축제는 취소잖아요.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에는 아쉬움보다도 의문이 담겨 있었다. 나고는 그 의문에 굳이 답하지 않고 와타루의 등을 떠밀었다.

  “와타루 군도 갈아입고 오도록.”

  “하지만…….”

  “그렇게 해 줄 거지?”

  어영부영 이불을 걷고 일어난 와타루는 여전히 의아하다는 표정이었지만 순순히 나고의 말을 따라주었다. 어쩐지 부끄러운 듯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던 유카타는 아버지인 쿠레나이 오토야의 물건이라느니, 실제로 입어보는 건 처음이라느니 하고 괜한 말을 하던 와타루가 한 박자 늦게 남색의 유카타를 걸치고 어느 쪽이 앞으로 와야 하냐고 물어보는 모습에 나고는 손수 앞을 겹치고 끈을 묶어주었다. 나고 씨, 익숙하시네요. 어릴 때 자주 입어봤던 것 뿐이니까. 유카타를 입은 나고의 모습을 살피다 와타루는 웃었다. 잘 어울리세요, 나고 씨. 와타루 군이야 말로. 그렇게 답하며 나고는 와타루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소파에 올려두었던 작은 종이봉투를 챙긴 채로.​

  여전히 굵었지만 전날 밤보다는 거세지 않은 비는 다행스럽게도 처마 밑까지 들이치지 않았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우산을 하나 나눠 쓴 두 사람은 몸을 붙인 채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런 날에 유카타를 입고 있으니까 기분이 이상하네요. 와타루의 조용한 목소리에 나고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품에 안은 종이봉투를 와타루에게 내밀었다.

  “……뭔가요?”

  “축제는 취소지만.”

  나고는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와타루 군이 먼저 제안해오는 일은 많이 없으니까 나도 기뻤어.”

  왠지 낯부끄러운 말이었다. 귀가 조금 홧홧하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리자 옆에서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작은 탄성이 들렸다.

  “이, 이걸 언제…….”

  “유카타를 가지러 가는 길에 사왔을 뿐이야.”

  종이 봉투 속에서 선향 불꽃이 든 상자를 꺼낸 와타루는 놀란 표정을 짓다, 시선이 마주치자 이내 기쁘게 웃었다. 비가 그친 하늘도 이보다는 맑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왠지 머쓱해지는 기분에 나고는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냈다. 담배는 피우지 않았으므로 이 또한 새로 산 물건이었다. 그에 맞춰 와타루가 선향 불꽃을 두 개 손에 들었다. 불을 붙이면 이내 하나씩 나누어 드는 모양새가 되었다. 막대 끝에 매달린 작은 불빛이 작게 퍼져나가며 타오른다. 나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와타루는 그 끝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생각도 못 하고 있었어요.”

  정말로. 기뻐요, 나고 씨. 불티가 타들어가는 소리가 우산 속을 채운다. 나고는, 이번에는 솔직하게 웃었다. 손끝에서 흔들리던 불꽃이 툭 떨어지는 모습에 다음 선향으로 손을 뻗던 와타루는 문득 고개를 들어 나고를 바라보았다. 닿아오는 시선을 피하지 않자 천천히 입술이 맞닿았다. 짧게 떨어지고, 다시 한번 붙어오는 감각에 나고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는다. 호흡이 섞이는 거리에서 그가 웃어준다면 자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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